⏺️ 옹기 코멘트
빌렘 플루서의 『몸짓들』 중 「만들기의 몸짓」에서는 손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책에 따르면 왼손과 오른손이 좌우대칭하지 않고 하나로 일치되려면 왼손을 제4의 차원으로 돌려야 하는데.. 책의 내용이 나에게는 좀 어려워서 단번에 이해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해석해본다면 ‘만들기의 몸짓’은 전혀 일치될 수 없을 것 같은 손과 손, 그리고 각각 가지고 있는 특징들이 대상을 통해 하나로 일치되며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발효할 때 손이 움직이는 모습을 떠올려보자면 이런 단어들이 묘사된다.
‘씻는다', ‘누른다', ‘뺀다', ‘균을 넣는다', ‘펼친다', ‘구멍을 뚫는다', ‘발효실에 놓는다', ‘발효실을 연다', ‘온도를 측정한다', ‘발효실을 닫는다'.
발효하는 모습에서는 신비로운 아우라aura가 느껴진다. 무언가를 만드는 모습이 내게는 대체적으로 아름답게 보인다. 열중한 표정과 몰입해 구부러진 자세를 보면 그다지 아름답다고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몸짓과 손짓에서는 질서가 생기며 발효의 리듬을 만들어낸다. 작은 대상이 손과 손을 만나 변형되고 균을 만나 새로운 형태인 템페로 만들어진다. 만들기의 몸짓에는 대상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대상과 균이 서로 적응해 잘 어우러지고, 시간을 머금으며 잘 발효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기 때문에 만들기의 몸짓은 사랑의 몸짓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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